Hot Issue

배우 윤석화 별세…향년 69세

박지혜 기자
2025-12-19 07:07:54
기사 이미지
배우 윤석화 별세…향년 69세 (사진=연합뉴스)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1세대 연극 스타’ 배우 윤석화가 별세했다. 향년 69세.

19일 한국연극배우협회에 따르면 윤석화는 뇌종양으로 투병해 오다 18일 오후 9시께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난 윤석화는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했다. 이후 ‘신의 아그네스’, ‘햄릿’, ‘딸에게 보내는 편지’ 등 굵직한 작품에 잇따라 출연하며 연극계에서 처음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얻은 스타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손숙, 박정자와 함께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여성 배우로 평가받았다.

특히 1983년 초연한 ‘신의 아그네스’에서 주인공 아그네스 수녀 역을 맡아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한국 소극장 문화의 중흥을 이끌었다. ‘딸에게 보내는 편지’(1992)에서 재즈 여가수 멜라니 역을, ‘마스터 클래스’(1998)에서는 오페라 디바 마리아 칼라스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16년에는 예순의 나이에 연극 ‘햄릿’에서 오필리아 역을 연기해 화제를 모았다.

연극 무대에 국한되지 않고 활동 영역도 넓혔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명성황후’ 등에 출연했으며,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 등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커피 광고에 출연해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예요”라는 대사를 유행시키며 대중적 인지도도 얻었다.
기사 이미지
배우 윤석화 별세…향년 69세 (사진=연합뉴스)

배우 활동 외에도 제작자이자 기획자로 활약했다. 1999년 공연예술 전문지 ‘월간 객석’을 인수해 발행인으로 활동했으며, 2002년 서울 대학로에 소극장 ‘정미소’를 개관해 실험적 연극의 산실로 만들었다.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를 연출했고, 제작에 참여한 ‘톱 해트’는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상을 받았다.

두 아이를 입양한 고인은 입양 문화 개선에도 앞장서 입양기금 마련을 위한 자선 콘서트를 꾸준히 개최했다. 이 같은 공로로 백상예술대상 여자연기상 4회 수상을 비롯해 동아연극상, 이해랑연극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2009), 대통령표창(2005) 등을 받았다.

윤석화는 2022년 7월 연극 ‘햄릿’ 공연 이후 같은 해 10월 악성 뇌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투병 사실을 공개한 뒤 2023년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연극 ‘토카타’ 무대에 약 5분간 우정 출연한 것이 마지막 무대가 됐다. 그는 한 방송에서 방사선 치료의 고통을 언급하며 “일주일을 살더라도 나답게 살고 싶었다”며 항암 치료를 포기한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임대일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은 “윤석화는 우리 시대 연극배우의 자부심이자, 연극배우로서 격과 품위를 한 단계 끌어올린 진정한 예술가였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남편 김석기 씨와 아들, 딸이 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bnt뉴스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